00 Ground 2015 – 취지

O Hole

2014년은 사건・사고의 해였다. 무능한 정부,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 무책임한 언론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지만 대응의 서사는 한결같았다. 끊임없는 ‘갑을관계’의 연쇄. 문제는 ‘갑’으로 지목된 특정 개인을 단죄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정책적 방안을 통한 해결은 도외시한 채, 나머지 모두는 ‘을’의 자리에 주어지는 알리바이로 자신을 변호하기 바빴다. 이러한 인식과 대응 간의 격차만큼 ‘안전한 사회’는 우리의 삶에서 더 멀어졌다.

 

O Cycle

문제는 순환한다. 기저에는 전 지구적인 불황이 있다. 그러나 이 ‘내려가는 시대’에 대한 대응책은 아직 비어 있다. 해법의 기제가 결국 ‘정치’라는 처방은 반면 너무나 익숙한데,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그렇다. 정치는 사회와 다른 층위에서 공회전하는 듯 보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축적된 구조적 모순은 개인이 공적 사안에 개입할 수 있는 경로를 차단하고, 무기력에 빠진 개인은 구조적 모순을 관성적으로 재생산한다.

 

O Track

선순환의 경로를 만들자. 개인은 공공에 기여하고, 공공은 개인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기반을 보장하는 순환. 우리는 그 흐름을 ‘개인’의 회복에서부터 틔워 보자고 제안한다. 고전적이지만 낡지 않은 이 처방은 나와 당신을 곧장 행위자로 지목한다.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는 대신 자신의 욕망과 책임과 영향력을 이해할 때, 다시 말해 개인의 동선을 구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공공(公共)의 장을 가늠하고 구성할 수 있다. 그에 필요한 자원을 모색할 수 있다.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 정당성을 주장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다.

 

OO Ground

2015년 제2회 00 그라운드는 움직이는 개인들을 모아 라운드 테이블을 구성한다.

  •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근대국가를 성립시키는 두 가지 핵심 시스템인 사법 체계와 조세 체계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배워볼 것이다.
  • ‘일’에 대한 두 가지 대안적 접근인 DIY와 새로운 방식의 협업-겸업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의 필요를 만족시키면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데에도 게으르지 않은 개인들의 모습을 살펴볼 것이다.
  • 사회를 바꾸려는 개인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비평 담론과 ‘청년’ 운동을 사례로 개인과 공적 영역을 잇는 궤도를 그려본다.

당면할 한계를 가시화하면서 개인이 곧장 참조할 수 있는 방법들이 드러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00 그라운드 기획단
김주온, 백희원, 성이름(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김홍구(우주만화)
백지원(조롱이)
스밀라, 찐사마(지천년 견오백)
한주연(DEM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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